레퍼런스(Reference)는 모든 영역에서 그러하듯 패션산업에서도 늘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분석하는 단계는 디자인, 개발, 생산 등 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디자인 미학의 관점부터 생산단계의 기술적 관점까지 레퍼런스를 통해 우리는 새로움에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
즉, 이전의 것을 분석하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더 발전된 개념을 만들고, 완벽한 패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현대 패션의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혁명가라는 점에 이견을 제시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패션의 개념화, 거친 화이트를 통해 표출하는 미니멀리즘, 해체주의의 철학적 담론이 바탕이 된 새로움을 향한 그의 실험적 미학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떠올리게 한다. 가장 완벽한 창조물을 만들고자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소설 속 주인공의 모습은 기존의 전통적 관념의 경계를 부수고 해체(혹은 파괴),
재조합의 행위를 통해 새로움을 향한 욕망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마르지엘라와 닮아 있다.
우리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부제처럼 마르지엘라를 '현대의 프로메테우스(Modern Prometheus)'라고 규정하고,
그의 행위를 복각하는 과정을 통해 색다른 형식의 ARCHIVEAPDO만의 독창적인 마르지엘라 아카이브전을 진행하고자 한다.

10여년간 수집해온 80여종의 마르지엘라 피스들 중 마르지엘라의 실험적 철학이 상징적으로 담긴 20여개의 피스의 자료들을 리서치해 분석하고 작품을 모두 해체하여 복각한다.
이번 전시는 각 피스에 대한 리서치와 해체를 통한 기술적 탐구의 결과물로 구성되며,
미학(aesthetics)과 공정기술(Producing Technology)사이에서 그의 미학적 실험의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그의 비전을 탐구하고 마르지엘라를 바라보는 ARCHIVEAPDO의 시각을 선보인다.

아카이브압도 김진일 디렉터